영화 사도, 우리 아이들도 뒤주에 가둘 건가요?
영화 ‘사도’를 통해 아이의 정서와 행동에 미치는 양육 방식의 영향을 살펴보고, 질책보다 올바른 칭찬과 격려가 중요한 이유를 소개합니다.

최근 강남 엄마들에게는 영화 ‘사도’ 관람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하고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심어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부모님의 바람대로 그런 교훈을 얻어간 친구들도 있을테고, 영조의 훈육 방식에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는 아이들도 있으리라 짐작된다.
사도세자[思悼世子, 1735 ~ 1762].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의 주인공이다. 역사속에는 혈연관계 임에도 참혹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냉혹한 권력의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참극일 것이다. 하지만 아비가 아끼던 아들을, 그것도 뒤주에 가둬 죽이는 것은 방법 자체가 엽기적이고 참으로 비정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사도세자는 어렵게 얻은 왕가의 혈통이며 어려서부터 총명한 재주를 뽐내어 아버지 영조의 총애를 받았다. 하지만 열 살 무렵부터는 공부를 게을리하고 무예나 그림같은 잡기에 더 흥미를 두면서 점점 영조의 눈밖에 나게 된다. 또한 승정원 일기나 한중록 등의 기록을 살펴보면 세자에 대해 “어려서부터 행동이 야단스럽고 예사롭지 않아 병환이 있는 듯 하다”는 등의 기술이 나오는데 이는 지금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도 일견 유사하다 할 수 있다.
유교의 나라였던 조선의 왕인 영조는 요즘의 부모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 아버지이자 스승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세자는 총기와 재주에 비해 노력이 부족하다 느낀 영조는 대리청정을 통해 왕위계승 수업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조는 세자에게 많은 질책을 하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사도 세자는 많이 위축되고 불안해하며 점차 아버지에 대해 반항적 태도를 보이게 된다. 증세가 점점 악화된 사도세자는 울증(鬱症) 화증(火症)이 심해지고 사소한 일들로 궐내 신하나 나인들을 죽이는 등 반사회적 인격장애 증상을 보이다 종국엔 정신분열(조현병)에 까지 이르게 된다.
사도세자가 광증으로 악행을 일삼아 아비에게 비정한 죽임을 당한 것인지, 당시 정치 상황에 의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것인지는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여러 사료들의 내용을 볼 때 사도세자는 어려서부터 분명 여러 정신적인 이상 증세를 나타냈었고 영조의 엄격한 훈육 태도와 질책은 이를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영조가 지나친 엄격함과 질책 대신 칭찬과 격려를 통해 사도세자를 이끌어 줬다면 어땠을까. 우리의 뇌는 불안과 공포를 조절 하고 충동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뇌의 복측피개영역(Ventral Tegmental Area)은 뇌의 보상회로 중추 영역으로, 도파민의 생성과 분비를 자극하여 이러한 감정의 조절 기능을 향상 시킬 수 있는데 이 영역은 칭찬과 격려와 같은 정신적 보상에 의해서도 활성화 될 수 있다. 영조의 칭찬과 격려가 질책과 처벌보다 세자에게 교육적인 기대 효과가 높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사도를 보면서 역사속에서 반면교사 삼을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무조건적인 칭찬은 독이 될 수 있다. EBS에서 방영한 ‘칭찬의 역효과’를 보면 칭찬을 듣기 위해 시험에 부정행위를 한다거나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어려운 과제에는 도전하지 않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칭찬에도 효과적인 칭찬이 있는 것이다. 칭찬을 할 때는 어떠한 일의 결과에 대한 것보다 과정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결과에 대한 칭찬은 아이에게 또 다른 부담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자체 보다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아이의 노력에 대해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막연한 잘했어와 같은 칭찬은 공허할 수 있다. 구체적인 칭찬을 통해서 아이의 잘하고자 하는 의욕을 북돋아 주는 것이 좋다.
‘큰소리로 칭찬하고 작은 소리로 비난하라’ 라는 격언도 있다. 질책보다 칭찬과 격려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뒤주’에 가둘 일이 없도록 키워야 되지 않을까?
부산 마법한의원 김봉수 원장
